킬리만자로(Kilimanjaro)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산 중 하나입니다. 순백의 정상과 함께 이 산은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화산체가 잠들어 있는 사화산(dormant volcano)이라는 사실이 존재합니다. 본 글에서는 킬리만자로의 마지막 분화 시기, 향후 분화 가능성, 탄자니아의 대표 도시 아루샤와의 지리적 관계, 폼페이 사례와의 연결, 그리고 분화 시 경제적 피해까지 모두 분석해보겠습니다.

마지막 분화 시기: 약 36만 년 전
킬리만자로는 세 개의 화산 원뿔—키보(Kibo), 마웬지(Mawenzi), 시라(Shira)—로 이루어진 거대한 화산체입니다. 이 중 키보 화산이 가장 최근까지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질학적 기록에 따르면 마지막 주요 분화는 약 36만 년 전, 그리고 소규모 가스 활동은 약 20만 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키보 정상의 분화구에서는 간헐적인 가스 배출 현상이 관측되고 있으며, 마그마 활동의 잔재가 지하에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화력은 약화된 상태이며, 대부분의 지질학자들은 "사화산 상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다음 분화 예측과 지질학적 분석
킬리만자로는 현재 '사화산'으로 간주되지만, 마그마 잔존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특히 키보 분화구 아래 지하 약 15km에서 고온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탄자니아 국립지질연구소(NGSR)는 1000~5000년 후, 다시 활동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즉각 분화 가능성'은 낮지만, 화산의 지질학적 시간 개념에서는 수천 년 단위의 침묵 후 폭발적인 분화를 일으키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킬리만자로 역시 장기적인 감시가 필요한 화산으로 평가됩니다.

폼페이 사례를 통한 킬리만자로의 경고 메시지
폼페이의 사례는 인간이 화산의 오랜 침묵을 오판한 대표적 비극입니다. 기원후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며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을 화산재 속에 매몰시켰고,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베수비오 또한 당시에는 ‘조용한 산’으로 여겨졌기에 주민들의 대응이 늦었으며, 이는 도시 전체가 사라지는 역사적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킬리만자로 역시 현재는 ‘관광지’, ‘등반 명소’로만 인식되지만, 그 지하에는 과거 수백만 년 동안 아프리카 동부 대지를 형성했던 거대한 힘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킬리만자로와 인근 도시 아루샤(Arusha)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 북부에 위치하며, 인근 대표 도시인 아루샤(Arusha)와는 약 80km 거리에 있습니다. 아루샤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응고롱고로 분화구, 마운트 메루와 같은 세계적 관광 명소의 관문 역할을 하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 탄자니아의 관광 수도
- 아프리카 대륙 내 국제 회의 개최 도시
- UN 국제법원 소재지
- 연간 150만 명 이상 관광객 유입
킬리만자로 분화 시 용암이나 화산재는 바람 방향에 따라 아루샤를 포함한 북부 지역까지 확산될 수 있으며, 농업, 관광, 항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분화 시 피해 금액 예상 (중규모 분화 가정):
- 관광 산업 중단 (4개월 기준): 약 2억 달러
- 항공편 취소 및 공항 폐쇄: 약 5천만 달러
- 농업 및 커피 수출 피해: 약 7천만 달러
- 대피 비용 및 인프라 복구: 약 1억 달러
- 총 예상 피해액: 약 4.2억 달러 (한화 약 5,600억 원)

결론: 평화 속에 감춰진 힘, 킬리만자로의 이면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의 상징이자 전 세계 등반가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그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빙하의 풍경은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지만, 동시에 그곳은 수십만 년 전부터 불을 품고 있던 거대한 화산체이기도 합니다. 탄자니아 정부와 국제 지질 기관은 킬리만자로 주변의 지질 활동에 대해 지속적인 관측을 하고 있으며, 관광객과 시민 모두가 이 아름다운 산의 또 다른 얼굴을 이해하고 경외해야 할 때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것과 경계하는 것은 결코 모순이 아닙니다. 킬리만자로는 그 위대한 존재만큼,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지구의 유산입니다.